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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김, 정말 안 먹어야 할까?

by wellnesslab88 2025. 6. 10.

튀김은 누구나 좋아하는 음식입니다. 바삭한 식감, 고소한 향기, 그리고 입안에서 퍼지는 풍미는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사람들의 입맛을 사로잡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튀김은 다이어트나 건강관리의 최대 적으로 지목되곤 하죠. 너무 자주 먹으면 비만, 고지혈증, 심혈관질환, 당뇨병까지 유발할 수 있다는 말도 많습니다.

그렇다면 튀김은 정말 아예 끊어야 할 음식일까요? 이 글에서는 튀김이 왜 그렇게 맛있는지부터, 사람들이 왜 좋아하고, 인류는 언제부터 튀김을 먹기 시작했는지, 한국의 전통 튀김 음식은 무엇이 있는지, 그리고 튀김이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까지 자세히 살펴보고자 합니다. 마지막으로는 어떻게 하면 건강하게 튀김을 즐길 수 있는지도 함께 정리하겠습니다.

맛있는 튀김 음식들

왜 튀김은 이렇게 맛있을까?

튀김이 맛있는 이유는 단순히 ‘기름지기 때문’이 아닙니다. 기름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일어나는 복합적인 과학적 작용과 인간의 뇌 보상 시스템이 함께 작용하기 때문입니다.

  • 마이야르 반응: 고온 조리 시 단백질과 당이 반응하여 고소하고 구수한 향미를 만들어냅니다. 감자튀김이나 치킨의 노릇노릇한 색깔은 마이야르 반응 덕분이며, 인간의 후각과 미각은 이 반응에서 나오는 향과 맛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 식감의 대조: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겉바속촉’은 인간이 선호하는 식감 조합입니다. 이런 식감은 미각뿐 아니라 청각과 촉각까지 자극해 쾌감으로 연결됩니다.
  • 지방 + 탄수화물의 조합: 지방과 탄수화물은 뇌에서 도파민 분비를 촉진시키는 조합으로, ‘중독성 있는 맛’을 만들어냅니다.
  • 따뜻한 온도: 따뜻한 음식은 향미 분자의 확산이 높아져 풍미가 극대화되며, 입안의 온도와도 잘 어울려 만족감을 높입니다.

사람들은 왜 튀김을 좋아할까?

튀김은 단순히 맛뿐 아니라 심리적·사회적 요인 때문에도 사람들의 사랑을 받습니다.

  • 감정적 위안: 스트레스를 받을 때 튀김 같은 고열량 음식을 먹으면 뇌에서 도파민이 분비되어 일시적인 안정감을 줍니다. 그래서 튀김은 대표적인 ‘위로 음식(Comfort food)’으로 분류됩니다.
  • 문화적 익숙함: 어릴 적 분식집에서 먹던 김말이튀김, 엄마가 해주신 동태전, 명절에 먹는 강정 등은 모두 정서적으로 연결된 음식입니다.
  • 사회적 공유성: 탕수육, 치킨, 감자튀김 등은 대부분 여러 사람이 나눠 먹는 음식입니다. 튀김은 사람 사이의 거리를 좁혀주는 음식이기도 합니다.

튀김의 역사와 한국의 전통 튀김 문화

세계의 튀김 역사

튀김은 특정 문화의 전유물이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오래전부터 존재했던 조리법입니다.

  • 고대 이집트: 기름에 반죽을 튀겨 먹은 흔적이 있으며, 올리브유를 사용한 튀김 조리도 확인됩니다.
  • 고대 로마: 라틴 요리책 ‘아피시우스’에는 꿀에 적신 튀김 디저트의 기록이 등장합니다.
  • 일본: 16세기 포르투갈 선교사가 전한 ‘페이샤드(frijos)’라는 음식이 일본에 전해져 ‘텐푸라’의 기원이 되었다는 설이 있습니다.
  • 미국: 미국 남부에서 프라이드치킨이 대중화되며 튀김은 세계적인 음식으로 확산되었습니다.

한국의 튀김 문화 고증

튀김이 서양 음식이라고 생각하는 경우도 있지만, 사실 한국에도 오래전부터 기름에 튀긴 음식 문화가 존재했습니다.

  • 고려시대: 고려사에는 타래과, 유과 등의 기록이 있습니다. 이는 밀가루나 찹쌀 반죽을 기름에 튀긴 후 꿀에 버무리는 전통과자입니다.
  • 조선시대: 산가요록,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 등에는 강정, 전유화 등의 기름 조리법이 등장합니다. 찹쌀 반죽을 기름에 튀겨 조청에 무친 강정은 지금도 명절에 빠지지 않는 음식입니다.
  • 일제강점기 이후: 서양식 튀김(돈가스, 고로케 등)과 일본식 튀김(튀김우동 등)이 유입되면서 튀김은 대중화되었고, 1970~80년대 분식집에서는 김말이, 오징어튀김, 고추튀김 등이 빠르게 확산되었습니다.

튀김이 건강에 나쁜 이유

튀김이 건강에 해로운 주된 이유는 고온 조리 과정에서 일어나는 화학 변화와 섭취 습관에 있습니다.

  • 기름 산화: 170~190℃의 고온에서 기름은 산화되며 트랜스지방, 알데하이드, 자유 라디칼 같은 유해 물질이 생성됩니다. 이는 혈관을 손상시키고 염증을 유발합니다.
  • 아크릴아마이드: 감자나 고구마 같은 전분 식재료가 고온에서 조리될 때 생성되는 발암 가능 물질로, WHO는 Group 2A(인체 발암 가능성 있음)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 고열량·고염도: 튀김은 칼로리가 높고, 간장, 케첩, 치킨무 등 염분이 많은 부재료와 함께 먹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는 고혈압, 심혈관계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 위장 부담: 튀김은 소화가 어렵고 위 점막을 자극해 위염, 역류성 식도염 등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건강하게 튀김을 즐기는 방법

튀김을 끊기보다 건강하게 먹는 방법을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

1.좋은 기름 선택, 다시 생각해야 할 점

많은 정보에서 카놀라유, 해바라기유 같은 식물성 기름을 '좋은 기름'이라고 소개하지만, 튀김처럼 고온에서 조리할 경우 이들 기름은 산화되기 쉽고 유해물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특히 리놀레산 함량이 높은 대두유,옥수수유,해바라기유, 일반 카놀라유는 트랜스지방, 알데하이드 등의 생성을 유도할 수 있으므로 고온 조리에 적합하지 않습니다.

튀김을 위한 좋은 기름은 발연점이 높고 산화에 강한 기름입니다. 

      • 아보카도 오일: 발연점 270℃ 이상, 단일불포화지방산 풍부
      • 정제 올리브오일(라이트 타입): 풍미는 적지만 발연점이 높고 안정적
      • 전통 라드(돼지기름): 포화지방이 많지만 산화에 강하고 트랜스지방 형성 위험 적음
      • 정제 코코넛 오일: 발연점 약 200℃, 향은 남지만 안정적

이처럼 기름 선택은 '식물성 vs 동물성'보다 '조리 온도와 안정성'에 맞춰 판단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2.기름 재사용 금지: 한 번 사용한 기름은 산화 지수가 높아져 건강에 더 해롭습니다. 반드시 새 기름을 사용하세요.

3.흡유 조리법 사용: 튀김 후 키친타월로 충분히 기름을 제거하면 섭취 지방을 20~30% 줄일 수 있습니다.

4.튀김옷 얇게 하기: 얇은 반죽을 사용하면 기름 흡수량이 줄고 바삭한 식감은 그대로 유지됩니다.

5.조리도구 활용: 에어프라이어는 기름 없이도 바삭한 튀김을 만들 수 있으며, 광파오븐은 적외선과 열풍을 활용해 속까지 익히면서 기름을 최소화합니다.

6.식단 균형 맞추기: 튀김을 먹은 날은 나머지 식사를 채소 위주로 구성하고, 하루 염분 섭취량을 2000mg 이하로 조절하는 것이 좋습니다.

결론: 튀김, 아예 끊어야 할까?

튀김은 분명히 건강에 해로운 면이 있습니다. 그러나 ‘완전 금지’는 오히려 식욕 폭발이나 섭취 조절 실패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중요한 건 얼마나 자주, 어떻게 먹느냐입니다.

기름 선택, 조리 방식, 섭취 빈도를 조절한다면 튀김도 충분히 건강하게 즐길 수 있습니다. 에어프라이어나 광파오븐을 이용하고, 가공 냉동식품 대신 신선한 재료로 직접 만드는 것이 좋습니다.

튀김은 단지 맛있는 음식이 아니라, 우리의 감성, 역사, 문화를 담고 있는 음식입니다. 하지만 건강한 삶을 위해 현명하게 접근해야 할 음식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