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카린(Saccharin)은 한때 논란의 중심에 섰던 인공 감미료입니다. 다이어트 음료,사카린소주, 식당에서 단맛을 저렴한 비용으로 내거나, 아삭한 식감과 김치가 쉽게 무르지 않게 하기위해 넣는 설탕대체 감미료인 식품 첨가물로 사용되면서 건강에 해롭다는 인식이 퍼졌고, 실제로 한동안 금지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최근 과학계에서는 사카린이 항생제 내성균 억제 효과를 가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속속 등장하며 재평가되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사카린의 항균 효과, 기존 항생제와의 비교, 그리고 무엇보다 많은 분들이 궁금해하는 사카린의 유해성 논란과 과학적 입장을 근거 자료로 상세히 정리했습니다.
사카린, 단순 감미료를 넘어 항균제로
사카린은 1879년 미국에서 처음 합성된 비열량 감미료로, 설탕보다 300~400배 강한 단맛을 지녔으며 체내 대사에 거의 관여하지 않아 다이어트식이나 당뇨환자 식단에 널리 사용되었습니다.
하지만 최근 주목받고 있는 기능은 바로 항생제 내성균 억제 효과입니다. 2020년, 미국 일리노이대학 연구진은 사카린이 대장균(E. coli), 녹농균(P. aeruginosa) 등 그람음성 내성균의 성장을 억제한다는 실험 결과를 발표했으며, 이는 저명한 저널인 ACS Infectious Diseases에 등재되었습니다.
연구에 따르면, 사카린은 세균 외막의 전위차를 방해하여 대사활동을 저하시킴으로써 생장을 억제합니다. 이러한 작용은 기존 항생제와는 다른 경로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내성이 발생한 균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주목할 만합니다.
항생제 대신 사카린? 과연 현실적인 대안일까?
현대 의학이 안고 있는 가장 큰 위협 중 하나는 ‘항생제 내성균’, 즉 슈퍼박테리아입니다. WHO(세계보건기구)에 따르면, 2050년까지 항생제 내성으로 인해 연간 1,000만 명 이상이 사망할 수 있다는 보고서도 나와 있습니다.
기존 항생제들은 남용과 내성 문제로 인해 점점 무력화되고 있으며, 새로운 항생제 개발은 시간과 비용이 많이 소요되어 한계에 부딪히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기존 식품 성분 중 항균 효과가 있는 물질을 찾아내는 연구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으며, 그중 하나가 바로 사카린입니다.
사카린은 일반 항생제와 달리 세균의 세포벽을 직접적으로 파괴하기보다는, 세균의 대사 활동과 외막 구조를 교란시키는 방식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는 기존 항생제와는 완전히 다른 접근 방식이기 때문에, 기존 항생제에 내성을 가진 균에도 적용 가능성이 높습니다.
사카린이 항생제 내성균을 억제할 수 있다는 과학적 근거와 실험 결과는 매우 고무적입니다. 그러나 단순히 “효과가 있다”는 것만으로 항생제를 대체할 수 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실제 의료 현장에 적용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현실적인 조건들을 충족해야 합니다.
구분 | 기존 항생제 | 사카린 |
---|---|---|
주요 작용 타깃 | 세포벽, 단백질 합성, DNA 복제 | 세포막 전위, 세균 대사 방해 |
내성 위험성 | 높음 | 낮음 |
효능 범위 | 광범위 (대부분의 세균) | 일부 그람음성균 중심 |
작용 속도 | 빠름 | 비교적 느림 |
부작용 | 위장장애, 내성 유도 | 거의 없음 |
사카린은 현재로서는 항생제의 “보완재” 또는 “보조 치료제”로 보는 것이 더 타당합니다. 일리노이대 연구팀은 사카린이 콜리스틴(colistin)과 같은 기존 항생제와 병용 시 내성균 억제 효과가 3배 이상 향상된다는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또한 일부 바이오 기업에서는 사카린 유도체(saccharin derivatives)를 기반으로 복합 항균제 개발을 진행 중이며, 몇몇은 동물 실험 단계까지 성공적으로 통과했습니다. 그러나 아직 사람 대상 임상시험은 미진행 또는 초기 단계로, 상용화까지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사카린, 몸에 해롭지 않을까? 유해성 논란의 진실
사카린을 이야기할 때 빠질 수 없는 것이 바로 유해성 논란입니다. 과거 사카린소주, 김치에 사카린을 넣는다는 이야기가 퍼지며 사카린은 위험한 화학첨가물로 인식되기도 했습니다. 이는 1970년대 캐나다 실험</strong에서 비롯된 오해입니다.
당시 쥐에게 사카린을 비현실적인 고용량으로 투여한 결과, 일부 쥐에게 방광암이 발생했습니다. 이 결과만으로 사카린은 일시적으로 발암 가능 물질로 분류되었지만, 이후 수십 년간의 후속 연구에서 사람에게는 해당 결과가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이 밝혀졌습니다.
결국 미국 FDA, WHO, 유럽식품안전청(EFSA), 대한민국 식약처 등은 사카린의 안전성을 재검토해 정량 사용 시 안전하다는 결론을 내렸고, 현재는 식품첨가물로 정식 승인되었습니다.
즉, 사카린은 '정량 사용 시 안전한 성분'이며, 실제로 GRAS(Generally Recognized As Safe) 인증도 받은 상태입니다. 과거의 부정적 인식은 대부분 오남용과 정보 부족에서 비롯된 것이었습니다.
결론: 독이 아닌 ‘해독’의 가능성을 가진 감미료
사카린은 한때 ‘몸에 나쁜 화학첨가물’로 오해받았지만, 이제는 항생제 내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가능성 있는 성분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내성균 억제, 안전성 입증, 병용 효과까지 기대되는 다기능 물질로, 의료·제약 분야에서의 활용 가치가 점점 높아지고 있습니다.
아직은 항생제를 완전히 대체할 수는 없지만, 그 가능성과 미래 가치는 결코 작지 않습니다. 이제는 사카린을 단순한 감미료로만 보지 말고, 현대의학의 미래적 자원으로 다시 바라볼 시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