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은 단순히 혈당 수치가 높은 질병이 아닙니다. 고혈당 상태가 장기간 지속되면 우리 몸의 혈관, 신경, 장기까지 점진적으로 손상되며, 삶의 질을 파괴하고 생명을 위협하는 무서운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이 합병증들이 대부분 초기에는 아무런 자각 증상 없이 서서히 진행된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의학계에서는 당뇨를 ‘조용한 시한폭탄’이라 부릅니다. 진단 초기에 적절히 관리하지 않으면,나중에는 시력 상실,신장 기능 저하,손발 절단,심근경색,뇌졸중까지 이어질 수 있습니다.이 글에서는 당뇨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5대 주요 합병증을 살펴보고, 그 예방법과 조기 진단 방법까지 구체적으로 안내합니다.
1. 당뇨병성 망막병증 – 실명까지 이를 수 있는 눈의 위기
당뇨병 환자의 약 30~40%가 경험하는 대표적 합병증 중 하나가 망막병증입니다. 당뇨병성 망막병증 (Diabetic Retinopathy) 은 고혈당으로 인해 눈 안쪽의 망막에 존재하는 미세혈관이 손상되면서 생기는 합병증입니다.망막은 시각 정보를 감지하고 뇌로 전달하는 중요한 부위로, 이곳의 미세혈관이 고혈당에 의해 손상되면 출혈, 부종, 망막박리가 발생해 시력을 급격히 떨어뜨릴 수 있습니다.
주요 원인: 지속적인 고혈당이 망막 내 미세혈관의 내벽을 손상시키고, 혈관이 약해지거나 막혀 신생혈관이 생성되며 문제 발생
진행 단계:
- 비증식성 망막병증: 망막혈관의 누출, 삼출물 생성, 시력 저하
- 증식성 망막병증: 신생혈관이 터지며 출혈 발생, 유리체 출혈로 시야 흐림
- 망막박리 및 실명: 박리된 망막은 기능을 상실하며 실명 위험 증가
증상: 초기엔 무증상 / 시야 흐림 / 갑자기 시야에 검은 점 또는 거미줄처럼 떠다님(비문증) / 눈 앞에 섬광처럼 번쩍이는 느낌(망막박 리 전조) / 시력 급저하
예방 및 관리: HbA1c (당화혈색소)수치를 6.5 이하로 유지, 매년 안과 안저검사 필수, 고혈압/고지혈증 함께 관리
▶ 혈당 수치보다 더 무서운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 실명의 그림자입니다.정기적인 눈 검진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입니다.
2. 당뇨병성 신장병증 – 말기에는 투석이 필요
당뇨병성 신장병증 (Diabetic Nephropathy) 은 당뇨로 인해 신장의 모세혈관인 사구체를 손상시켜 발생하는 질환입니다.소변으로 단백질이 새어 나가는 단백뇨를 유발합니다. 이 상태가 오래되면 신장 기능이 급격히 떨어지며 결국 투석이나 이식이 필요한 말기 신부전에 이를 수 있습니다.
국내 투석 환자의 절반 이상이 바로 당뇨병으로 인한 신장 기능 상실 때문입니다.
경과 과정:
- 미세단백뇨 단계: 소변 검사상만 나타나며 자각 증상 없음
- 단백뇨 증가: 신장의 여과 능력 저하, 혈압 상승
- GFR(사구체 여과율) 감소: 피로감, 부종, 구토, 식욕 저하 동반
- 말기 신부전: 투석 또는 신장이식 필요
위험군: 당뇨병 진단 5년 이상, 고혈압 동반, 고지혈증, 가족력 있는 경우
조기 경고 신호 :
- 소변에 거품 많아짐
- 발목,발등 붓기
- 식욕 감소,지속적인 피로
- 피부 가려움,오심,구토
예방 및 관리: 나트륨 섭취 제한(1일 5g 이하), 정기 소변 검사(미세단백뇨 검사), 단백질 섭취 조절, 고혈압 병행관리
▶ 신장은 침묵하는 장기입니다.아프지 않다고 방심하면,이미 손쓸 수 없는 단계일 수 있습니다.
3. 당뇨병성 신경병증 – 발 저림이 절단으로 이어질 수 있다
당뇨병성 신경병증 (Diabetic Neuropathy) 은 고혈당으로 인해 신경세포의 손상 및 기능 저하가 일어나면서 발생합니다. 감각 이상, 저림, 통증, 무감각을 유발하고 특히 말초신경 손상은 손발 저림, 뜨거움, 바늘로 찌르는 듯한 느낌을 동반하며, 감각을 잃는 경우 상처를 인지하지 못해 감염, 괴사, 절단으로 진행될 수 있습니다.
주요 증상:
- 밤에 심해지는 손발 저림,화끈거림,바늘 찌르는 느낌
- 감각 소실 – 특히 발바닥에 모래가 깔린 듯한 느낌, 발가락
- 피부 감각 무뎌져 상처 발생시 인지 못함
위험한 신호: 뜨거운 물에 화상을 입어도 감각 없음, 무좀·상처 악화 시 고름/통증 없어도 진행
합병 위험:
- 당뇨발로 진행 시 괴사,감염
- 발가락 절단 또느누족부 절단까지 이어짐
- 운동신경 손상 시 근육 위축
예방법: 매일 발 상태 확인, 발톱·굳은살 관리, 의심 증상 시 신경전도검사, 혈당 엄격히 관리
▶ 손발이 찌릿하고 감각이 무디다면 혈액순환 문제가 아니라,당뇨 신경병증일 수 있습니다.빠른 대응이 생명을 구합니다.
4. 심혈관계 질환 – 심근경색, 뇌졸중으로 생명 위협
고혈당은 혈관 내벽의 염증을 유발하여내피세포를 손상시키고, 염증과 혈전 형성으로 인해 죽상동맥경화증(혈관이 딱딱해지고 좁아짐)을 유발합니다.그 결과 심장,뇌로 가는 혈류가 줄어들어 심근경색,협심증,뇌졸중과 같은 치명적인 질환이 발생합니다.실제로 당뇨병 환자는 일반인보다 심혈관 사망률이 2~4배 이상 높습니다.
대표 합병증:
- 심근경색: 갑작스런 가슴통증, 숨참, 식은땀 → 심장 혈관이 막혀 심장근육 괴사,심정지 위험
- 협심증: 계단 오를 때 가슴 조임, 왼팔 통증,운동 시 호흠곤란
- 뇌졸중(중풍): 말 어눌해짐, 한쪽 마비, 시야 흐림 → 뇌혈관 막힘 또는 파열로 반신마비,언어장애
예방 전략: 총콜레스테롤 200mg/dL 이하 유지, 혈압 130/80mmHg 이하로 조절, 금연, 꾸준한 유산소 운동
정기 검진 항목: 심전도, 심장 초음파, 경동맥 초음파, hs-CRP 염증 수치 확인
▶ 당뇨병은 혈관의 질환입니다.심장과 뇌를 지키려면 혈당 하나만으로는 부족합니다.혈압,지질,염증까지 함께 봐야 합니다.
5. 당뇨발 – 절단을 피하려면 매일 발을 살펴야
당뇨발은 말초신경병증과 혈류 장애가 동시에 작용하면서 발에 생긴 사소한 상처도 제대로 낫지 않고 감염으로 이어지는 합병증입니다. 감염이 심하면 골수염 및 괴사 → 발가락 절단 → 족부 절단까지 진행됩니다.매년 수천 명의 당뇨병 환자가 발가락 또는 발 절단 수술을 받고 있으며,절단 후 5년 생존률은 50% 미만이라는 충격적인 통계도 있습니다.
초기 증상: 발에 생긴 물집, 찰과상, 굳은살에서 시작 / 통증 없이 붓고 벌겋게 변함
진행 단계:
- 상처 발생 → 감각 이상으로 인지 불가
- 감염 확산 → 통증, 부종, 열감>궤양,고름,악취 동반>염증이 뼈까지 퍼지면 골수염
- 괴사 진행 → 절단 수술
예방 수칙:
- 매일 발바닥·발가락 사이 살펴보기
- 무좀, 굳은살 조기 치료
- 편한 신발 착용, 맨발 외출 금지
- 족부 전문의 정기 방문
▶ 발을 지키는 일이 생명을 지키는 일입니다.매일 1분의 점검이 절단을 막습니다.
결론: 당뇨는 혈당보다 합병증이 더 무섭습니다
당뇨병 환자의 다수는 혈당 수치만으로 질환을 평가하지만, 진짜 위험은 눈에 보이지 않는 내부 손상입니다.
지금은 괜찮다고 느낄 수 있지만, 다음과 같은 합병증들이 조용히 진행 중일 수 있습니다:
- 시력을 앗아가는 망막병증
- 투석까지 가는 신장병증
- 절단 위험이 있는 신경병증과 당뇨발
- 심근경색,뇌졸중과 돌연사를 유발할 수 있는 심혈관계 질환
당뇨병은 절대 ‘가벼운 병’이 아닙니다. 그저 당이 조금 높은 게 아니라, 당신의 신체를 천천히, 그러나 철저히 파괴하고 있는 병입니다.지금 혈당이 높다고 당장 죽는 건 아니지만,지금 관리하지 않으면 10년 후 시력을 잃고,신장을 잃고 발가락을 잃을 수 있습니다.
당뇨병은 조용한 시한폭탄입니다. 그 뇌관을 해체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예방과 관리입니다.
예방과 관리의 핵심은 세 가지입니다:
- 정기적인 검진 (안과, 신장, 심장, 발)
- 혈당, 혈압, 지질 수치 통합 관리
- 생활습관 개선 (식이, 운동, 스트레스 조절)
당뇨 합병증은 운명이 아닙니다. 지금 당신의 선택과 관리가 미래를 완전히 바꿀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