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절염은 단순히 ‘관절이 아픈 질환’으로 인식되기 쉽지만, 그 원인과 경과, 치료법은 매우 다양합니다. 특히 류마티스 관절염, 통풍, 루푸스는 많은 사람들이 혼동하기 쉬운 질환으로, 모두 관절에 염증을 유발하지만 그 기전, 주요 증상, 진행 방식은 완전히 다릅니다. 이 글에서는 이 세 가지 염증성 질환의 정확한 차이점을 항목별로 비교하여, 보다 정확하게 이해하고 적절한 대응이 가능하도록 돕고자 합니다.
류마티스 관절염: 자가면역성 관절염의 대표주자
류마티스 관절염(Rheumatoid Arthritis)은 자가면역 질환 중 하나로, 면역 체계가 자신의 관절을 공격하면서 염증과 손상이 발생하는 만성 질환입니다. 전 세계 인구의 약 1%가 이 질환을 앓고 있으며, 30~50대 여성에서 발병률이 높고, 남성보다 2~3배 많이 발생합니다.
가장 흔한 초기 증상은 작은 관절의 통증과 붓기, 양쪽 관절에 대칭적으로 발생하는 통증입니다. 특히 아침 기상 후 관절이 1시간 이상 뻣뻣해지는 ‘조조강직’은 류마티스 관절염의 대표적인 특징입니다.
시간이 지나면 염증이 연골과 뼈까지 침범해 관절 변형과 기능 저하로 이어집니다. 또한 류마티스는 전신 질환이기 때문에 피로감, 식욕 저하, 발열, 체중 감소, 심장, 폐, 눈, 신경계 등의 다양한 장기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진단을 위해서는 류마티스 인자(RF), 항CCP 항체, ESR, CRP 등 혈액검사, X-ray 및 초음파를 통한 관절 확인, 필요시 MRI 검사까지 진행합니다.
치료는 조기 진단과 적극적인 치료가 핵심입니다. 주요 치료 약물로는 DMARDs(질병조절 항류마티스 약제), 생물학적 제제, JAK 억제제, 스테로이드, NSAIDs 등이 있으며, 경우에 따라 병합 요법이 적용됩니다.
또한 물리치료, 재활 운동, 스트레스 관리, 규칙적인 수면, 금연 및 금주 등 생활 습관 개선도 치료의 중요한 요소입니다.
통풍: 식습관과 밀접한 대사성 관절염
통풍(Gout)은 대사 장애로 인해 발생하는 질환으로, 체내 요산(Uric Acid) 수치가 비정상적으로 높아져 관절에 요산 결정이 쌓이면서 급성 염증 반응이 발생합니다. 이는 관절염 중 유일하게 원인이 확실히 밝혀진 질환 중 하나로, 잘못된 식습관, 과음, 비만, 유전적 요인이 주요 위험 인자입니다.
대부분 40대 이후 남성에서 발병하며, 고기, 해산물, 맥주, 단 음식 등을 즐기는 경우 발병 위험이 높습니다. 대표적인 증상은 엄지발가락 관절의 급성 통증, 붓기, 열감, 홍반이며, 대개 밤이나 새벽에 갑자기 시작되어 수일간 지속됩니다.
급성기에는 걷기도 힘들 정도로 고통스럽고, 만성으로 진행되면 토푸스(요산결절)가 생기거나 신장 기능 저하까지 동반될 수 있습니다.
진단은 혈중 요산 수치 측정, 관절액에서 요산 결정 확인, X-ray, 초음파 검사 등을 통해 진행됩니다. 다만 통풍 발작 시 요산 수치가 정상일 수도 있으므로 주기적인 확인이 중요합니다.
치료는 급성기와 만성기로 나뉘며, 급성기에는 콜히친, NSAIDs, 스테로이드 등으로 통증과 염증을 빠르게 완화하고, 만성기에는 알로퓨리놀, 페북소스타트, 벤즈브로마론 등으로 요산 수치를 관리합니다.
예방을 위해서는 퓨린이 많은 음식 섭취 제한, 술 특히 맥주와 소주 회피, 충분한 수분 섭취, 정상 체중 유지, 스트레스 관리 등이 중요합니다.
루푸스: 전신성 자가면역 질환의 복합성
전신홍반루푸스(Systemic Lupus Erythematosus, SLE)는 자가면역 질환 중에서도 가장 다양한 장기를 침범하는 질환입니다. 면역계가 자신의 조직을 적으로 인식하고 공격하는 과정에서 피부, 관절, 신장, 혈액, 신경계 등 여러 기관에 염증이 생깁니다. 20~40대 가임기 여성에서 주로 발생하며, 유전적 요인, 호르몬, 감염, 약물 등이 유발 인자로 작용합니다.
가장 흔한 초기 증상은 만성 피로, 미열, 식욕 저하, 체중 감소, 그리고 얼굴 양쪽 볼과 코 사이에 나타나는 ‘나비 모양의 발진’입니다. 관절통 역시 흔한 증상이며, 류마티스 관절염과 유사하게 대칭적으로 나타나지만, 일반적으로 관절 손상은 거의 발생하지 않습니다.
신장염(루푸스 신염), 빈혈, 백혈구/혈소판 감소, 신경계 증상 등 생명을 위협하는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정확한 진단과 빠른 치료가 중요합니다.
진단을 위해서는 항핵항체(ANA), 항dsDNA 항체, 항Sm항체, 보체(C3, C4) 감소 여부를 확인하는 혈액검사가 핵심이며, 소변검사, 영상검사, 조직검사 등을 추가로 시행합니다.
치료는 증상과 장기 침범 정도에 따라 달라지며, 스테로이드, 항말라리아제(하이드록시클로로퀸), 면역억제제(아자치오프린, 메토트렉세이트 등), 생물학적 제제(벨리무맙 등)가 사용됩니다. 햇빛 차단, 감염 예방, 스트레스 관리, 정기검진 등도 병행해야 합니다.
류마티스, 통풍, 루푸스는 모두 관절염 증상을 일으킬 수 있지만 전혀 다른 질환입니다.
각각 자가면역, 대사 이상, 전신 면역 이상이라는 다른 기전과 원인을 가지며, 증상과 치료법도 다릅니다.
결론
류마티스, 통풍, 루푸스는 모두 관절염 증상을 일으킬 수 있지만 전혀 다른 질환입니다.
- 류마티스 관절염은 자가면역 질환으로 관절과 전신 장기에 만성 염증을 유발하며, 조기 치료가 관절 변형을 막습니다.
- 통풍은 요산 대사 이상에 의한 질환으로, 식습관과 밀접한 관련이 있어 생활습관 관리가 핵심입니다.
- 루푸스는 전신 자가면역질환으로, 다양한 장기에 영향을 미치므로 다학제적 접근과 정기적인 관리가 필요합니다.
관절 통증이 반복되거나 장기간 지속된다면 반드시 류마티스 내과 전문의의 진단을 받아야 하며, 초기 대응이 예후를 결정하는 핵심 포인트입니다.
지금이라도 의심되는 증상이 있다면 전문병원을 찾아 상담 받아보세요. 정확한 진단이 곧 회복의 시작입니다.